CHAPTER Ⅺ · LESSON 03

재판과 분쟁 해결

갈등이 평화적으로 해결되는 가장 마지막 장치 — 그것이 재판이다. 어떤 재판이 있고, 어떻게 진행되며, 우리는 어떤 권리로 그곳에 설 수 있을까.

LEARNING GOAL · 성취기준 학습 목표
재판의 종류(민사·형사·행정)와 3심제의 원칙을 이해하고, 재판 외 분쟁 해결 방법(조정·중재·소액 사건)을 비교할 수 있다.
[9사(일사)05-03] · 일상생활과 법
OPENER · 들어가며

수업 시작 1분 — 망치 한 번에 무엇이 바뀌나

1분 인트로로 재판의 무게를 본다. 한 망치 소리 뒤에서 무엇이 결정되고 무엇이 바뀌는지, 그리고 시민이 그 곁에 어떻게 함께 서는지 함께 본다.

CINEMATIC · 1분Ⅺ-3 · 재판과 분쟁 해결 ▶ 스피커 볼륨을 켜고 ‘인트로 재생’ 버튼을 눌러 시청하세요

이럴 때는 어떤 절차?

🅐 친구에게 빌려준 1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한다 → 민사 재판 (개인끼리의 권리·의무)
🅑 누가 폭행을 당해 가해자를 처벌받게 하고 싶다 → 형사 재판 (범죄와 형벌)
🅒 시청이 부당한 처분을 내렸다 → 행정 재판 (국가의 잘못된 결정)

같은 '재판'이라도 누가 어떤 권리를 다투느냐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그 차이를 먼저 알아 보자.

법정 내부
법정 — 분쟁이 다투어지는 공간판사석·검사석·변호인석·증언대로 구성된 법정은 분쟁이 법적 절차로 해결되는 사회의 약속이다.
법봉(gavel)
법봉(法棒) — 판결의 상징영미권 법정에서 판사가 결정을 알릴 때 두드리는 법봉은 법의 권위와 단호함을 상징하는 사법의 아이콘이다. 다만 우리나라 법정에서는 법봉을 쓰지 않고, 판사가 판결 주문을 읽는 것으로 선고를 대신한다.
TRIALS · 재판의 세 종류

민사·형사·행정 —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재판은 다루는 문제의 성격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누가 누구를 상대하고, 어떤 결과를 추구하는지가 다르다.

민사 재판

CIVIL TRIAL · 권리와 의무

개인 간의 권리와 의무를 다투는 재판. 돈·재산·계약 문제가 주로 이에 속한다.

당사자 — 원고(訴를 제기한 사람) vs 피고(訴를 당한 사람)
📌 빌려준 돈, 손해 배상, 임대차 분쟁, 이혼 청구

형사 재판

CRIMINAL TRIAL · 범죄와 형벌

국가가 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한 재판. 검사가 국가를 대신해 기소한다.

당사자 — 검사(국가) vs 피고인(범죄 의심자)
📌 절도·폭행·사기·살인 등 형법상 범죄

행정 재판

ADMIN TRIAL · 행정과 시민

국가나 공공기관의 처분에 대해 시민이 다투는 재판.

당사자 — 시민(원고) vs 행정기관(피고)
📌 영업 허가 취소, 부당한 과세, 행정 처분 취소 소송
FOCUS · 자료로 읽기

법정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실제 법정의 자리 배치를 위에서 내려다보며, 판사·검사·변호인·증인이 각각 어디에 서고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재판이 하루 동안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읽어 본다.

COURTROOM · 위에서 본 법정 판사석 가장 높은 자리 · 양쪽을 마주 본다 법원사무관 말을 조서로 남김 법정경위 질서 유지 증인석 한가운데 · 양쪽이 모두 묻는다 검사석 민사 재판에서는 원고석 변호인석 옆에 피고인 · 민사에서는 피고석 ← 같은 높이에서 마주 본다 → 방청석 누구나 앉을 수 있다 — 헌법 제109조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한다”
자리 배치가 곧 재판의 원칙이다. 판사만 높은 자리에서 양쪽을 내려다보는 것은 판단하는 사람은 어느 편도 아니라는 뜻이고, 검사와 변호인이 같은 높이에서 마주 보는 것은 양쪽이 대등하게 다툰다는 뜻이다. 증인석이 한가운데 있는 이유도 같다 — 증인은 어느 한쪽의 사람이 아니라 양쪽이 모두 질문할 수 있는 자리에 선다.
판사양쪽 주장과 증거를 듣고 판결한다. 스스로 수사하거나 편들지 않는다.
검사형사 재판에서 국가를 대신해 죄를 주장하고 증거를 낸다. 민사에는 나오지 않는다.
변호인피고인 편에서 반박한다. 형사 재판에서 변호인이 없으면 국가가 붙여 주기도 한다(국선변호인).
증인본 것·들은 것을 말한다. 선서한 뒤 거짓을 말하면 위증죄로 처벌된다.
재판 하루의 순서(형사)
① 인정신문 — 판사가 피고인이 맞는지 확인 → ② 검사의 모두진술 — 무슨 죄로 왜 넘겼는지 → ③ 피고인·변호인의 반박 → ④ 증거조사와 증인신문 — 양쪽이 번갈아 묻는다 → ⑤ 검사의 구형과 피고인의 최후진술 → ⑥ 선고 — 판사가 판결을 읽는다.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여러 날에 나누어 열리는 사건이 많다.
법정 자리 배치와 공판 절차 · 위에서 본 형사 법정 근거: 헌법 제109조 · 형사소송법상 공판 절차
THREE-TRIAL · 3심제

최대 세 번까지 재판받을 권리

한 번의 판결이 잘못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 법은 같은 사건을 최대 세 단계까지 다툴 수 있도록 보장한다 — 이것이 3심제다.

STEP 01
1심 — 지방법원

사건을 처음 다투는 단계. 사실 관계를 확정한다.

STEP 02
2심 — 고등법원

판결에 불복할 때 항소. 다시 사실·법률을 검토한다.

STEP 03
3심 — 대법원

최종심. 법률 적용의 문제만 다툰다(상고).

📌 3심제의 의미 — 단순한 횟수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 보호 장치다. 잘못된 판결의 위험을 줄이고, 법원 스스로의 권위와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제도이다. 다만 사건의 성격에 따라 모든 사건이 3심까지 가는 것은 아니며, 단심·2심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SOLUTIONS · 재판 외 분쟁 해결

재판이 전부는 아니다 — 더 빠른 길

재판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적지 않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더 빠르고 가벼운 분쟁 해결 절차도 마련해 두었다.

SOLUTION 01
조정·화해

당사자가 제3자(조정 위원)의 도움을 받아 합의에 이르는 절차. 법원 안팎에서 모두 가능하다.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든다.

SOLUTION 02
중재

당사자가 제3자(중재인)의 판단을 따르기로 미리 약속하는 방식. 결과에 법적 구속력이 있어 재판에 준한다.

SOLUTION 03
소액 사건 심판

3,000만 원 이하의 작은 사건을 빠르게 처리하는 간이 재판. 변호사 없이도 직접 진행할 수 있다.

SOLUTION 04
국민참여재판

일반 시민(배심원)이 재판에 참여해 의견을 내는 형사 재판. 시민의 법 감각을 사법에 반영한다.

FAIRNESS · 공정한 재판

재판이 공정하지 않다면 — 모둠 토의

재판은 한 사람의 재산과 자유를 바꾸어 놓는다. 그래서 '누가 이겼는가'보다 '어떻게 판단했는가'가 더 중요하다. 공정한 재판을 떠받치는 장치를 확인한 뒤, 정답이 갈리는 문제를 모둠에서 직접 토의해 보자.

DEVICE 01법관의 독립

판사는 헌법과 법률, 자기 양심에 따라서만 판단한다. 대통령도 국회도 "이렇게 판결하라"고 지시할 수 없다. 판사를 함부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수 없도록 정해 둔 것도 같은 이유다.

DEVICE 02무죄 추정과 변호인의 조력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누구도 죄인이 아니다. 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형편이 안 되면 국가가 국선변호인을 붙여 준다.

DEVICE 033심제와 재심

1심 판결이 틀릴 수 있다고 전제하고 만든 장치가 3심제다. 판결이 이미 확정된 뒤라도 결정적인 새 증거가 나오면 재심으로 다시 다툴 수 있다. 실제로 재심에서 수십 년 만에 무죄가 된 사건들이 있다.

DEVICE 04시민의 참여 — 국민참여재판

일반 시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해 유·무죄 의견을 낸다. 배심원은 사건에 따라 5명·7명·9명이며, 평결은 법원을 강제하지 않는 권고적 효력만 갖는다. 그럼에도 2008~2018년 배심원 평결과 재판부 판결은 92.5%가 일치했다.
자료: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형사정책연구」 제33권 제3호(2022), 2008~2018년 집계

같은 장면, 갈리는 판단

어느 형사 재판에서 배심원 7명 중 6명이 "무죄"라고 평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거를 다르게 보아 유죄를 선고했다. 법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 배심원의 평결은 권고적 효력만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장면을 두고 사람들의 판단은 정반대로 갈린다.

"이게 더 공정하다" 여론이나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법을 오래 공부한 사람이 증거로만 판단해야 억울한 사람이 안 생긴다.
"이건 공정하지 않다" 시민 여섯 명이 납득하지 못한 유죄라면, 그 판결을 국민이 믿기 어렵다. 재판은 국민의 신뢰 위에 서 있다.

모둠 토의 — 공정한 재판을 말한다

방법 — 모둠에서 두 발문을 차례로 토의한다. ① 모둠의 입장을 하나 고르고 ② 우리 근거와 반대편이 할 만한 말을 각각 적는다. ③ 마지막에 '모둠 발표문 만들기'를 눌러 정리한 뒤 발표한다. 정답이 정해진 문제가 아니므로 채점하지 않는다.
발문 ①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아래 네 가지 결과 중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모둠에서 하나만 고르고, 왜 그것이 가장 심각한지 근거를 적어 보자.
힌트 — 위 네 가지는 서로 무관하지 않다. 하나가 생기면 다른 하나로 이어지는지 따져 보면 근거가 단단해진다.
발문 ②
국민참여재판은 재판의 공정성을 높인다고들 한다. 그렇다면 배심원의 평결에 법적 구속력을 주어야 할까? 지금은 권고적 효력만 있어 재판부가 다르게 판결할 수 있다. 모둠의 입장을 정하고 근거를 적어 보자.
힌트 — 위 카드의 '평결과 판결이 92.5% 일치한다'는 사실은 양쪽 주장에 모두 쓰일 수 있다. 어느 쪽으로 쓸지 정해 보자.
채점되지 않는다. 정리된 글을 보고 모둠 대표가 발표한다.
ACTIVITY · 시나리오 판단

이 사건은 어떤 재판?

사건의 성격을 살펴 어떤 종류의 재판으로 다루어야 할지 골라 보자.

민사·형사·행정 중 무엇인가

방법 — 각 사례의 당사자와 다투는 문제를 살핀 뒤 해당하는 재판 종류를 클릭한다. 한 번 누르면 해설이 표시된다.
01
사건. 갑은 을에게 500만 원을 빌려주었으나, 약속한 날짜가 지나도 을이 돈을 갚지 않고 연락도 받지 않는다. 갑은 법원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
정답: 민사 재판. 개인 간의 금전 채무는 권리·의무를 다투는 민사 사건이다. 갑이 원고, 을이 피고가 된다.
02
사건. 갑은 길에서 다른 사람의 가방을 빼앗아 도주하던 중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되었다. 검사는 갑을 재판에 넘기기로 했다.
정답: 형사 재판. 강도는 형법상 범죄이며, 국가(검사)가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 재판에 넘긴다.
03
사건. 음식점을 운영하는 갑이 시청으로부터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다. 갑은 그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해 법원에 처분의 취소를 청구하려 한다.
정답: 행정 재판. 국가·공공기관의 처분에 대해 시민이 다투는 것은 행정 재판이다. 시민이 원고, 시청이 피고가 된다.
04
사건. 갑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산 전자제품이 도착하자마자 망가져 있어, 판매자에게 환불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법원에 환불을 청구하려 한다.
정답: 민사 재판. 매매 계약의 불이행은 개인 간의 권리 다툼으로 민사 사건이다. 다만 3,000만 원 이하라면 소액 사건 심판으로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 핵심 정리

  • 재판은 민사·형사·행정의 세 종류로 나뉘며, 당사자와 다투는 문제가 다르다.
  • 우리나라는 3심제를 채택해 지방법원·고등법원·대법원의 세 단계로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한다.
  • 재판 외에도 조정·중재·소액 사건 심판·국민참여재판 등 다양한 분쟁 해결 방법이 있다.